복음소식지

복음소식 97호

서울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 김종환 명예교수

 

삶의 의미를 찾아서

 

  서양의 오래된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역경도 극복할 수 있다.”

한 60대 남자가 종합 검진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선교지의 한 교회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헌금함에서 돈을 훔쳐 달아나는 한 소년을 만났다. 그 소년은 고아였으며 계속 굶었고,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먹을 것을 사려고 돈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년이 사는 동네로 갔다. 비참한 동네의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소년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자기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결국 그곳에 고아원을 세웠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는 여전히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도노반(Jim Donovan)이 2000년에 출간한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그는 아마 지금도 살아서 사역하고 있을 것 같다.

 

프랑클(V. Frankl)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같은 수감자이면서도 자살하려는 동료들을 위해 카운슬링을 시도하게 된다.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자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수감자 중에 두 사람이 자살을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주로 하는 ‘더 이상 살 희망이 없다’는 말을 했다. 프랑클은 두 사람에게 “삶이 당신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느냐” 그리고 “당신들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알고 보니, 한 사람은 끔찍이 사랑하는 아들이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책을 저술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그 사람은 학자로서 책을 몇 권 썼는데, 아직 완전히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였다. 그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있음을 깨닫고, 그 비참한 수용소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다. 자기를 기다리는 사랑하는 아들과 자신이 마쳐야 할 저술에 책임감을 느끼고 인생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존재의 의미를 알면 어떤 시련도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클은 나치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은 살아남고 어떤 사람은 죽는 것을 보고, 그 주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는 살아남거나 죽는 것이 신체가 건장한가 하는 것과 직접 관계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앞으로 뭔가 의미 있는 일이 있다고 믿고 희망하는 사람은 살아남고, 절망적인 사람은 죽었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유일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나, 꼭 해야 할 ‘소명’에 적용이 된다. 그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사람은 자기 인생에 대해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며 새로운 힘을 얻는 것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프랑클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창안한다. 이는 헬라어 ’로고스‘와 ’테라피‘의 합성어로서 예수님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의 ‘말씀’에 해당하는 성서 원어이다. 이 낱말은 말씀뿐 아니라 이성, 이유, 의미 뜻을 하기도 해서 지금 ‘의미요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의미요법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몸부림을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로 본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쾌락 의지’나, 아들러의 ‘권력 의지’와 구별되는 ‘의미 의지(will to meaning)’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이다. 해피 하우스는 쾌락이나 권력 이상의 ’의미 의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가정이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Writer Date Read
23 복음소식116호 관리자 2013.07.04 6830
22 복음소식 115호 관리자 2013.07.04 6668
21 복음소식 114호 관리자 2013.07.04 6756
20 복음소식 113호 관리자 2013.07.04 6389
19 복음소식 112호 관리자 2013.07.04 6473
18 복음소식 111호 관리자 2013.05.28 5162
17 복음소식110호 관리자 2013.05.22 5266
16 복음소식 109호 관리자 2013.05.22 5410
15 복음소식 108호 관리자 2013.05.08 5235
14 복음소식 107호 관리자 2013.05.01 5177
13 복음소식 106호 관리자 2013.05.01 5274
12 복음소식 105호 관리자 2013.04.16 5146
11 복음소식 104호 관리자 2013.04.10 5280
10 복음소식103호 관리자 2013.04.02 5388
9 복음소식 102호 관리자 2013.03.30 5238
8 복음소식 101호 관리자 2013.03.27 5249
7 복음소식 100호 관리자 2013.03.13 5192
6 복음소식 99호 관리자 2013.03.11 5351
5 복음소식 98호 관리자 2013.02.26 5280
» 복음소식 97호 관리자 2013.02.19 5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