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소식지

복음소식 101호

박지웅 내수동교회 담임목사

물방울에 담긴 우주


 

 

몇 해 전 교계의 한 저명한 목회자의 추문이 세간에 구설수에 올라서 연일 시끄러울 때였다. ‘저런! 왜 이런 실수를 하셨을까?’ 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꼭 실수라고만 말할 수 없을지 몰라요. 이런 일이 드러나기까지, 그동안 수많은 작은 일과 작은 경고들이 있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아내의 말이 내 마음에서 그냥 흘러나가지 않고 내 마음의 작은 폴더에 즉시 저장되는 듯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실제로 ‘하인리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920년대 미국의 여행보험사에 근무하던 허버트 하인리히는 수많은 통계를 다루다가 중요한 법칙을 하나 발견했다. 내용인즉 하나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와 관련된 작은 사고가 29번 발생했고, 작은 사고 한 건이 일어나기 전에 아주 사소한 징후가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법칙에 따르면 사소한 작은 일이라고 해서 결코 예사롭게 넘길 수가 없다. 아주 작은 징후 속에서 대형 사고를 볼 줄 아는 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한 유능한 CEO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큰 실수를 하는 직원은 크게 나무라지 않습니다. 큰 실수는 야단치는 것보다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때, 나는 필요 이상으로 호되게 나무랍니다.” 과연 사소한 행동 안에서 대형 사고를 볼 줄 아는 고수의 통찰력이다.

 

매일매일 영적 투쟁의 삶을 이어가야 할 하나님 백성들이 배워야 할 통찰력이 이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결국 ‘현재의 작은 행동’, 그것이 곧 인생 자체다. 현재의 작은 행동을 다 모아야만 ‘인생’이 된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현재의 작은 행동, 그것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아니 그것이 곧 인생이다. 필립 얀시는 “물방울 하나에 우주가 담겨 있다”고 했다. 그렇다. 물방울같이 작은, 지금 내가 뱉는 말, 내가 하는 행동, 그것이 내 인생이라는 우주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의식이 필요하다. 이 의식을 가지고서 내 작은 행동, 내 작은 선택 하나하나에 정성과 사랑을 담아야 할 것이다. 혹자가 말했다. ‘실패라는 놈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아주 작은 행동이라’고!

 

아흔 번째 생일을 맞은 조지 뮬러에게 누군가 질문을 했다. “항상 행복하고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온 비결이 무엇입니까?” 조지 뮬러의 대답은 이것이었다. “그 첫 번째는 날마다 깨끗한 양심을 지켜왔습니다.” 날마다 순간마다 물방울 같은 작은 행동 속에 경건의 향기와 우주적인 가치를 담도록 투쟁했던 한 사람의 고백이 가슴에 다가온다. 장차 그분 앞에 설 때에 ‘실수로 사고쳤다’는 말만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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